나는 현재 대학원에 다니며 Business Analyst로 일하고 있다.
그동안 경영층과 팀원들의 빠른 의사 결정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나의 분석은 sloppy&quick을 지향해 왔다.
빠르고, 단순하고, 데이터 리터러시가 낮은 사람도 5초 이내 이해할 수 있도록.
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한 뒤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.
복잡한 문제를 푸는 모델링을 해본 사람이 sloppy&quick한 분석을 할 수 있어도
sloppy&quick한 분석만 하던 사람이 높은 수준의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을까?
그리고 어느 패션 역사 책에서 봤던 구절이 떠올랐다.
"샤넬의 취향은 다양하진 않지만 모두 훌륭하다."
그렇다.
나는 진정한 연구자가 되려면, 어떤 한 분야를 깊게 파보고 깊은 '통찰'이라는 것을 가져야 한다.
다양한 분야를 살짝 살짝 건드려 본 연구자가 그 분야의 '전문가'라고 말할 수 있을까?
내가 매일 같이 공부를 하지만 그 속도가 더디게 느껴졌던 이유도
너무 Bottom-up 학습만 지향했기 때문이 아닐까?
빨리 빨리를 지향하는 회사에서 잠시 나와
연구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
그 탄탄한 기본기로 Top-Down 방식으로
문제들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.
여러 분야를 넓고 얕게 건드려보는 수준의 학습만 할 것이 아니라,
거시적 시각을 갖되 탄탄한 기본기가 있어야 그 위에 성을 쌓아도 안정감이 있을 것이다.
특히 기본기를 공부할 때는
속도보다는 완벽한 이해가
중요함을 공부를 하면 할수록 느낀다.
그러니 조급해 하지 말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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